
동아일보 1987년 12월 30일자 기사
여성초대석 인터뷰
여성동아 여류장편공모 당선 조양희씨 "어릴적 꿈 세아이 엄마된후 이뤄"
"아이들 도시락을 싸다 당선전화를 받고 털썩 주저않았습니다. [결국 해냈구나]하는 감격에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것 같았습니다." [겨울외출] 이라는 작품으로 제 20회 여성동아 여류장편공모에 당선한 조양희씨는 어린시절부터 품어온 작가의 꿈을 세아잉의 엄마가 되어 이룩했다. [겨울외출]은 일제시대 악연으로 얽힌 두 집안의 아들과 딸인 신부와 한국계 일본인 여성간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 심사위원들로부터 [추리적 수법이 소설에 긴장감을 더해주고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진실성과 때묻지 않은 참신함이 두드러졌다]는 평을 받았다.
"국문학을 전공했던 학창시절뿐 아니라 스튜어디스로 9년간 근무하면서도 줄곧 글쓰기를 즐겼지만 본겨걱인 습작을 시작한건 4년전 부터 였습니다." 재작년엔 여성동아 여류장편 모집에 응모했다가 고배를 마셨다고 조씨는 털어놓는다.
"이번 작품의 구상을 시작한것은 86년 2월 세째아이를 낳은 직후 였어요. 그후 쓰는데만 6개월, 정리하는데 3개월, 타이프를 치는데 다시 1개월이 걸리더군요" 조씨는 지난 1년동안 마치 입시생처럼 낮엔 독서실에 가고 밤엔 세아이 재워놓고 재벽2시까지 식탁에 앉아 원고지와 씨름하곤했다.
어린시절부터 카톨릭신자인 조씨는 우리 역사속의 순교자들에 관한 이야기며 현대사회속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고 포부를 편다. "글을 쓰는 일은 무엇보다도 즐거워요. 소설구상을 시작하면 밥을 먹다가도 [주인공을 어떻게 묘사할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이렇게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웬만한 일은 굳이 아내의 손을 빌려 들지 않는 남편(건축업)과 막바지 응모준비로 바쁜 며느리를 위해 손자들을 데리고 시골여행을 떠나주기도 했던 시어머니의 배려가 큰힘이 됐다는것.
지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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